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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13 one day

one day

2010. 9. 13. 21:39


감성적인 밤은 무섭다.


내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정리가 되지 않은 채
무작정 내뱉고, 흡수하고, 되새긴다.
어쩌면 가장 솔직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날일지도 모른다_


솔직하다는것이
좋은것만은 아니라는걸 깨닫는 순간
이미, 나는 어른이 되어있었다.


쿨하다는것은
체념한다라는 것.
많은것을 잃고, 버린 후에야
알게되는 체념.
나는 무엇을 그토록 많이 잃어버렸을까,
무엇을 그토록 많이 버렸어야만 했을까.


땀이 나지 않을정도로
천천히 걸으면
온갖 바람이 몸을 훑고 지나간다.
그 선선함이 좋다.
바람도, 공기도, 밤도, 하늘도
모두가 선선하다.
청량하다.


내가 생각했던것보다 난 기억력이 좋은가보다.
생각하지 말아야 할 것들
기억해내지 말아야 할 것들이
또렷이 기억된다.
잠을 설쳐서 다크가 무릎까지 떨어지고
아침마다 일어나지 못해서 구박듣기 수십번인데
이런 선선한 저녁이면 되새김질되는
또렷한 기억들이
다시, 나를, 힘들게한다_
상처만 남았던 마음이
감싸달라고 외친다, 다시, 다시, 다시,
흉터를 만지작거리면, 결국, 울어버릴걸 알면서도_



아, 주절거리는거좀봐,
시작됐다, 벌써,
이런 미친가을_


Posted by 서랍속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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