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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11 하든지 말든지, 연애따위

사실 난 남의 연애에 특별히 관심이 없어.
내 연애 하기도 바쁜 마당에 남의 사랑까지 뭘.
그리고 내 연애마저도 사사롭고 사사로와서
특별히 자랑할것도 없었고, 없고, 없을거라 생각해.
나의 연애에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는
바로, 설.렘.
두근두근, 뛰는 심.장.



열여덟부터 시작했던 나의 연애,
아니 조금 더 디테일하자면 초등학교때부터 시작된 짝사랑.
그래, 지금보니 나는 너무나도 성숙한 어린시절을 보냈구나.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 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는게 더 신나고 즐거웠다.
그리고 조금은 어리석게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나를 좋아할것이라고
굳게 믿기도 했었지.




아무쪼록, 그렇게 쉼없이 연애를 해오고
게다가 약간의 텀도 없이 유하게 물처럼 흐르는 연애를 했다 이거야.
그런데 연애따위 개나주라는 식으로 말하면
너는 참으로 모순이 88고속도로처럼 울퉁불퉁 뻗쳤구나, 할지도 모르겠어;
연애를 해야겠다, 사랑이 필요하다, 남자를 만나자, 작정하고 무언가를 시도하고
도전하거나, 노력해본적이 없어서 하는 말이야.




입으로는 남자? 사랑? 없어도 살 수 있어, 하지만
막상 나도 늘 주변에 사람이 있는게 익숙해져서
못벗어나는거라고 나름 변명 해볼게.
그게 여자건, 남자건, 실상 상관은 없을것 같지만
뭐, 그것도 까놓고 봐야 나올 이야기지
아직은 잘 모르겠어, 쿨쿨_




이쯤에서 나와 동떨어진 연애를 하고있는 몇개의 영상물을 찾아보자.






집안의 반대에 부딪혀 죽음으로 갈라놀 수 없는 사랑을 부르짓는 로미오와 줄리엣.
사실 이건 나와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니었어.
예전 만나던 남자친구를 우리집에서 싫어했던적이 있거든;
근데 난 생각보다 마음이 많이 아프지는 않았던 것 같아.
이미 지나버린 추억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내가 많이 사랑하지 않았었나, 싶기도 하고;
결론적으론 나는 엄마가 반대하는 사람과는 결혼하지 않을테니까
연애만 하고 말겠지, 했던게 가장 큰 이유였었던 듯.
저 입장의 연인들은 매우 피곤하고 골치아픈 상황이지만
나라면 결국 엄마말을 따를꺼야.
옛말에 엄마말 안들으면 후회한댔거든.
그리고 저 옛말은, 생각보다 잘 맞아.





빈부격차를 몸소 체험하며 결국 현빈이 모든것을 포기하고 하지원과 애를 셋이나 쑴풍낳고 사는 시크릿가든.
내 주변에 김주원처럼 잘사는 놈이 없기도 없거니와
있다한들 하지원같이 가난해도 예쁜 여자를 만날테지.
결국 얼굴이 가난의 완성도를 한껏 높인달까.
그래, 넌 가난해도 이정도니까 내 한번 만나주지. 라는 삐딱한 시선.
물론 그런 싸가지가 아니더라도 이여자가 나에겐 전도연이고 김태희다 라고 말하는
그들이 있을테지만.
너는 나에게 현빈이 아니어서 유감일 뿐.
그럼에도 콩깍지라는것이 씌여있어 당신이 좋아 보이니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뮤즈를 찾는 양방울 하정우와 내편이 되주길 바라는 겨털녀 공효진의 러브픽션.
연애를 작품에 반영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조금 현실적이긴 하지만
겨털이라니. 이건 좀 너무한다 싶긴해.
그래, 웃기긴 했어. 신선한 소재기도 했고.
탕웨이의 겨털 못지않게 깜놀이었지.
하지만 이들의 공감대는 적당히 만나는 여타 연인들의 대화와 말에 다 녹아있더라.
자기는 사랑이 참 쉽다, 라고 말하는 공블리가
마치 나 같아서 약간 뜨끔하긴 했는데
그래도 그 마저 겨털에 묻히니 내 더이상 할말이 없음.
아무리 그래도 겨털제모는 하자 제군들.





강아지를 핑계삼아 남자집에 성큼성큼 들어가 카메라나 뒤적거리는 한효주와 이제훈의 삼성 미러팝 CF.
어디 남자 혼자사는 집에 쉭쉭 들어가 다 큰 처녀가!
작정하고 끼한번 부려보자 하는거야 뭐야.
결정적으로 한효주는 이제훈이 자신에게 관심이 있어 하는걸 아는거였어!
에잇, 상큼한척 해도 이미 당신은 한프로.
연애에 있어서 한쪽이 프로라면 다른 한쪽도 마저 프로라고 생각해 난.
이미, 이제훈도, 작정을 하고 있었을터!
이봐 프로양반, FA 시장에 선수들은 널려있어!!




이렇게 비꼬는 이야기를 살살하고 있으니
내가 뭔가 사랑받지도 하지도 못하는 병신력을 가진 여자처럼 보이지만
난 연애를 즐기는 사람일 뿐이라고.
나에게 오는 연애를
부정하지 않고 (아니, 가끔 부정하긴 해-_-), 즐기고 있다고.
실은 연애
머리아프고 가슴아프고 정신없고 하지만
또 그것이 연애의 재미와 묘미 아니겠어?
밀고, 당기고, 물고, 빨고, 해도
연애만큼 재밌는게 또 없다 이말씀.




어느 드라마, 영화, cf까지를 통틀어서 늘상 찾는 소재거리.
그리고는 결국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찾고 끝나는 해피엔딩.
진부하지만 여전하고
슬프지만 아름다운
사랑.




사람의 감정이 최고조에 달했다가
서서히 떨어지는 시점이 있을테지.
우리는 그 시점을 모두 알고있어.
하지만 애써 부정하거나, 외면하려고 하는거겠지.
그것이 연애를 지속시키는 이유가 됐든, 변명이 됐든, 상관없어.
사랑이라면,
당신이 사랑하는 그와 함께 하는 연애라면,
무엇이 되었간에 자신의 감정을 고백하고 드러내고 노력하고 있는 것일테니.




연애,
별것도 아니다만
세상 별것인 그것.
Posted by 서랍속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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