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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08 계몽의 반전포인트

계몽의 반전포인트

2008. 9. 8. 23:06

중요한 것은 현재나 과거의 행복함이 아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자신의 삶이 결국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날것이라는 확신이다.
삶이 자신 없다면 사랑이라도, 결국엔 정말 사랑을 하게 될 것 이라는 확신이다.

모든걸 포기하고 시니컬하게 있다고 해서 오지 않을 사랑이 관심을 주는 것도 아니더라.
오히려 올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막어 버리는 기회를 줄 뿐.
지나가 버린 사랑에 다친 자존심을 지키려 발버둥 치고 있을 뿐.
요즘 유행하는 어떤 말 처럼. 편리한 것은 오히려 품격이 없다.
사랑따위 믿지 않는다, 진실함 따위가 어디있느냐 큰소리 내며 목이 뻣뻣해 지는 일 보다
끊임없이 사랑할 일을 찾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품격있어 보인다.
우리는 더 이상 사랑을 위해 노력하지도 않으면서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없음을 탓하고 있더라.
세상 어느 누가,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사람에게 사랑을 주겠는가.
혹 우리가 가만 있어도 이성이 꼬여드는 미칠듯한 외모의 소유자 이거나,
부모 잘 만나서 적당한 나이가 들어 갈 수록 단물을 빨어먹기 쉬운 사람이라면 모를까.

그래, 생각만으로 현실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결국, 우리네 삶이나 사랑을 해피엔딩으로 끝내고 말것이라는
근거없는 확신과 치기어린 의지가 있다면.
적어도, 기대할 바가 생기는 건 아닐까.
그만 투덜 거리자.
세상 모든 사람이 우리가 만나왔던,
아니면 지난 시간의 내 모습 처럼 더럽거나 치사하거나 역겹지 만은 않더라.
투덜 거릴 시간에 서둘러 반성하고 저주하자.
다시는 사람을 잘 못보거나, 누군가에게 엿같았던 사람에서 벗어 나자.

야구 경기를 봐도.
결과를 알고 있는 경기가 더 신이 날때가 있다.
분명 이겼다는데, 9회말에 투아웃이다.
그렇다면. 그 남은 짧은 기간 동안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눈부시게 멋진 역전 드라마 뿐이다.
결국은 승리 했으니까. 더욱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화면에 집중하는 기분.
입가엔 묘한 긴장의 미소를 지으면서.

어짜피 정답은 없고.
지금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지랄맞은 과거의 편린 덕에, 바뀌지 않을께 뻔해 보이는 상황으로
조소로 페이지를 넘길지도 모르겠다. 나도 따지고 보면 사랑에 시니컬한 쪽이니까.
하지만 바보처럼. 신세 타령만 하며 외로움에 질식해 사는 것 보다는 가치 있지 않는가.
외로움을 즐긴다는 것은 그 다음 찾아올 반전의 시간이 있기 때문에 가능 한 일이다.

까놓고 외로워 하자.
하지만 대 놓고 포기 하진 말자.
자존심 따위 나는 개에게 던져 줘 버리겠다.
나는 외로운 사람이고, 내 사랑은 길거리 돌보다 더 하찮게 버려졌으며
나를 사랑해 준 사람을 아직 찾지 못했다고 인정하자.

그리고 반전포인트를 준비하자.
눈분시게 멋진 역전 홈런을 때려줄 이모군 같은 구원자가 내 앞을 스쳐 지나갈 때,
바지춤에 앉은 먼지를 터느라 놓치는 일은 없도록 하자.

나는 결국엔 모두가 해피 엔딩이라고 믿는다.
유일한 사랑이란 없다. 당신을 버리고 간 년,놈들이라면 그저, 당신의 타자가 아니다.
낭비는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는가.

자존심과 시니컬로 폼 잡기엔.
지금부터 50년을 사랑한다 말하고 산다해도 우리네 인생이 너무 짧다.
연인이 없는 자가 유죄, 가 아니다.
사랑하지 않는자, 그게 유죄다.




-paperda.com 자유게시판 *달빛가난*-


Posted by 서랍속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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