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이 울고, 웃고,
술을 마셔댔던 일주일이었다_
생각보다 나는 많이 유쾌하고 긍정적인 사람이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주변의 사람들은 이야기했다.
그나마 나라서, 이만큼 이겨내고 있는거라고.
덤덤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내 앞의 나의 지인들은
몸서리를 치며 소름이 돋는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자꾸만 우는데, 오히려 이야기를 하는 내가 미안해질 정도였다;
갑작스런 일주일의 휴가가 생겼다.
열두시까지 잠을 잘거라고 호언장담했지만 결국 일찍 떠져버린 잠자리를 뒤로하고
불연듯 제주도가 생각이 났다.
오년전 유럽에 다녀오면서 모아뒀던 항공 마일리지를 과감하게 사용하기로 했다.
목, 금, 토, 나는 제주의 바다와 햇살과 공기를 느끼고 올테다.
얼마만에 느끼는 혼자만의 시간이었던가.
이 귀한 시간에 나는 어떤 생각을 정리하고 와야하는것일까.
대책없이 항공권을 결제하고
루트도 없이 일단 떠나보기로 한다.
20대가 되어 처음 가보는 제주도에 작은 설렘이 생긴다.
다행이다, 아직 작은 설렘이라도 잊지 않아서.
안녕, 제주, 내가 곧 갈게, 기다려!
